우리 진해마라톤클럽회원 30여명이 45인승 전세버스를 타고 밀양공설운동장 앞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 40분 경이였다. 운동장으로 들어서면서 보조경기장에 2중 3중으로 설치된 100여개 동호회의 부스를 보는 순간 500여 단체가 등록하고 8,7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 큰 대회임을 직감 할 수 있었다.
출발을 알리는 축포가 터지면서 카운터다운이 시작되고 이내 하프 참가팀이 출발 하였다. 내가 참가한 10키로 팀은 10시 15분경에 3,000여 명의 많은 선수가 천천히 출발 하였는데 나는 거대한 무리에 떠밀리듯이 운동장을 빠져나왔다. 운동장을 빠져나오니 도로 양쪽에 마라톤 참가를 퐌영하는 수많은 플래카드가 눈길을 이끌었다.
곧 이어 삼거리에 도달하여 우회전 하니 예전과 다름없이 첫 번째 농악대가 풍악을 울리며 선수들을 독려 하여주었다. 나는 출발 하면서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 하였다. 그것은 힘 던 레이스 때문이 아니었다. 잠시 후 10키로 반환점 부근에서 응원하고 계시는 덕곡리주민들과 재회의 기대감 때문이었다.
올해로 밀양아리랑마라톤에 3번째 출전 하는 나는 작년대회에서 덕곡리주민들이 열열이 응원 하여주시는 것을 보고 감사한 마음에 그들과 손을 맞잡았다. 서로에게 위안이 되었고 또 내가고령임을 아시고 환호하시며 박수로서 격려하여 주셨기 때문에 그 고마움이 아직도 내 가슴속에 남아있다.
덕곡리 농로를 따라 한참을 달리고 나니 덕곡리주민들의 농악소리가 들리면서 그분들의 모습이 희미하게나마 시야에 들어왔다. 잠시 후 나와 함께 보폭을 맞추어 뛰던 우리클럽 여 회원 3명과 함께 농악을 울리며 응원하고 계시는 덕곡리주민들 앞에 도착하니 김기상 이장님이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다. 나는 우리클럽 이분남부회장, 박준영,이수현 회원을 소게시키고 함께 인사를 드렸다.
그런 다음 나는 배번 안에 넣어두었던 가로160cm 세로50cm의 플래카드를 꺼내었다. 우리회원들도 의아해 하는 사이, 나는 이부회장님과 함께 플래카드를 그분들 앞에 펼쳐 보였다. 뜻밖의 이 광경에 덕곡리주민들은 일제히 환호 하며 조금 전 보다도 더 크게 북과 장구를 쳐 주셨다. 이 부회장과 나는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플래카드를 흔들기 시작하였고 덕곡리 응원단과 우리들은 한마음이 되어 북과 장구의 소리에 맞추어 껑충 껑충 뛰었다.
우리 앞을 지나가던 후발주자들이 이 뜻 하지않은 광경을 보고 의아해하더니 이내 미소를지어며 손을 열심히 흔들면서 우리들에게 호의를 보내어주었다.
응원단 앞에 플래카드를 펼치고 기념사진을 촬영을 하였다. 한 할머니께서는 아들이 진해구청에 있다며 진해마라톤은 참 좋다며 과찬의 말씀도 하여주셨다. 플래카드를 김기상 이장님께 드리고 우리는 반환점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였다.
10킬로미터의 반환점을 돌아오자 시선을 우리 쪽으로 돌려 기다리고 계시던 덕곡리주민 모두가 또 한 번 농악을 크게 치시며 우리들을 격려하여 주셨다. 좌회전 하여 신기교를 지나 국도에 접어들어 운동장을 향해 달렸다. 예년처럼 숨찬 일도 피곤함도 없었다.
다만 마음이 편안하면서 가슴이 따스해 옴을 느꼈을 뿐이었다. 늦게 마라톤에 취미를 가져 올해 4년차로 10키로 마라톤에 35번째 출전한 나는 이번 밀양아리랑마라톤대회가 가장 뜻 깊고 흐뭇한 대회가 되었다. 달린 후에 땀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되었고 행복감도 맛보았으며 15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응원하고 게시는 덕곡리주민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만났다.
연도의 많은 시민, 농악단, 자원봉사자, 그들 밀양시민의 남다른 후덕한 인심이 더 하였기에 더욱 행복한 마라톤대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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